RM 030

캘리버 RMAR1

시, 분, 초, 날짜 표시, 와인딩 인디케이터(ON/OFF),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 디클러쳐블 가변 지오메트리 로터가 탑재된 오토매틱 와인딩 스켈레톤 무브먼트

오토매틱 손목시계의 와인딩은 사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회전하는 작은 로터를 통해 이루어진다. 로터가 회전하면서 와인딩 배럴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메인 스프링이 완전히 감기면 최적의 장력 상태에 도달한다. 그러나 이 상태를 넘어가면 ‘오버와인딩’이라 불리는 과부하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는 스프링이 미끄러지도록 설계된 슬라이딩 플랜지를 사용해 과도한 와인딩을 방지한다. 하지만 이 방식은 배럴 내에서 플랜지가 지속적으로 마찰하면서 미세한 이물질이 축적될 가능성이 있으며, 장기간 사용 시 무브먼트의 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사용자의 활동량이 많을수록 이 문제가 심화될 수 있으며, 시계의 정확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차드 밀은 오토매틱 와인딩 상태를 자동으로 조절하고 제어할 수 있는 로터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4년을 투자했다. 이 시스템은 스프링이 완전히 감기면 와인딩 배럴과 로터를 자동으로 분리해 오버와인딩을 방지하며,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와 연동되어 최적의 상태를 유지한다. 이를 통해 무브먼트가 안정적인 동력을 유지하며 높은 정확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파워 리저브가 50시간에 도달하면 특별히 설계된 기어 시스템이 작동하여 로터가 자동으로 분리되고, 와인딩 배럴과의 연결이 해제된다. 반대로 파워 리저브가 40시간 이하로 감소하면 로터가 다시 연결되어 50시간에 도달할 때까지 와인딩이 지속된다. 착용자는 12시 방향에 위치한 와인딩 인디케이터(ON/OFF)를 통해 로터가 와인딩 상태(On)인지, 혹은 해제된 상태(Off)인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리차드 밀의 타임피스가 늘 그렇듯, 이 디클러쳐블 로터 시스템은 개념 단계부터 정밀한 설계와 기술적 혁신을 거쳐 완성되었으며,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 끝에 탄생한 결과물이다.

4Hz로 진동하며 40개의 주얼이 세팅된 캘리버 RMAR1은 혁신적인 기술의 정점을 보여주는 가변 관성 프리 스프렁 밸런스를 탑재하고 있다. 이 밸런스 휠은 충격이 가해지거나 무브먼트를 조립 및 분해할 때에도 높은 안정성을 유지하며, 장기간 정확한 시간 측정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레귤레이터 인덱스를 제거하고 네 개의 가변 추를 사용해 보다 정밀하고 반복적인 관성 조절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RM 030의 케이스는 정교한 가공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베젤, 미들 케이스, 케이스백을 제작하기 위해 49단계의 전처리 과정과 86단계의 정밀 가공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는 기계 장비의 세팅에 20시간, 프로그래밍에 30시간이 소요된다. 케이스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총 255단계의 가공과 5시간 이상의 광택 및 폴리싱 작업이 추가로 진행된다. 특히, 케이스의 복잡한 형태는 5축 가공이 가능한 고정밀 기계를 통해 구현되며, 각 케이스백에는 'RICHARD MILLE' 로고가 정교하게 새겨진다. 곡면을 따라 각인을 새기는 이 작업에는 45분이 소요될 정도로 섬세한 기술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