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버 RM008-V1
시, 분, 초 표시,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 30분 토탈라이저, 파워 리저브, 토크, 기능 인디케이터가 탑재된 매뉴얼 와인딩 투르비용 무브먼트
RM 008-V1은 투르비용과 스플릿 세컨즈를 결합한 모델이다. 두 가지 복잡한 메커니즘을 하나로 통합해 기계식 캘리버의 심장부에 담아낸 것은 놀라운 기술적 성과였다.
5등급 티타늄 베이스 플레이트를 기반으로 한 RM 008-V1은 완성까지 5년의 개발 기간과 수천 시간의 연구 과정을 거쳤으며, 500개가 넘는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2003년, RM 008-V1은 40년 만에 처음으로 선보인 새로운 디자인의 스플릿 세컨즈 투르비용 크로노그래프였다. 완전히 새롭게 설계된 기하학적 구조의 무브먼트는 각 기능을 담당하는 부품 모듈이 최적화되어, 독립적인 ‘단위(unit)’로 구성되면서 서로 정밀하게 연동해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 메커니즘을 완성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무브먼트의 부품을 여러 층으로 겹쳐 쌓는 전통적인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 구조와는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이었다. RM 008-V1에 적용된 새로운 설계는 스플릿 세컨즈 핸드가 정지하거나 다시 움직일 때 발생하는 떨림 현상(stutter)을 거의 완전히 제거하고, 마찰을 줄여 크로노그래프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또한 부품에 티타늄을 광범위하게 사용해 무브먼트의 관성을 낮추고, 그 결과 마찰을 줄여 성능을 더욱 개선했다
RM 008-V1 역시 리차드 밀 시계만의 독창적인 개성을 드러낸다. 부품을 ‘층층이(layered)’ 쌓아 올리는 전통적인 방식을 따르지 않았기에, 무브먼트의 거의 모든 부분이 훤히 드러나 육안으로 감상할 수 있다. 부품을 조립하는 장인의 입장에서 RM 008-V1은 작업 내내 차분한 집중력을 유지해야 하는 고난도의 과제다. 피니언 표면에 미세한 스크래치가 생기거나 손이 조금만 흔들려도, 몇 주 동안 이어온 과정을 해체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수 있다. 시계가 최종 완성 단계에 가까워질수록 장인이 느끼는 긴장감은 더욱 커진다.